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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질

당뇨병의 식사요법에서 밥의 양을 줄이고 야채나 나물을 많이 먹으라고 권하고 있다. 새봄에 입안 가득히 봄내음을 전해주는 취나물도 한 스푼의 참기름을 넣지 않으면 그다지 맛이 없을 것이며, 비빔밥의 맛을 더해주는 콩나물에도 참기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샐러드도 마요네즈 같은 지방으로 된 소스와 같이 먹을 때 야채의 향기를 더욱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지방(기름)은 음식 맛을 좋게 해주고 또한 여러 가지 영양분의 흡수를 도와주는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그러나 지방질은 조금만 먹어도 큰 칼로리가 나온다. 밥이나 빵같은 당질과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이 1그램에 4칼로리가 나오는 것에 비하여 지방질은 1그램에 9칼로리라는 높은 칼로리를 가지고 있다.

지방질을 많이 먹게 되면 몸 안에서 쓰고 남은 칼로리를 다시 지방으로 만들어 몸 안에 저장하게 되고 이것이 비만증이 오게 되는 이유이다. 예전에는 지방의 섭취가 육류를 통해서 이루어 져서 지방질의 섭취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최근의 가공산업의 발달은 햄이나 소세지, 마가린 같은 쉽게 먹을 수 있는 고지방식품의 보급을 많이 하게 되어 지방질의 섭취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지방질의 섭취증가에 의한 비만증의 증가는 당뇨병의 빈도를 늘이고 있으며 또한 핏속에 콜레스테롤 같은 지방질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증을 증가시키고 있다. 동맥경화증의 증가는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같은 성인의 만성질환을 증가시켜 높은 사망율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미국이나 유럽에서 심장질환에 의한 높은 사망원인이 지방질의 섭취가 너무 많아 핏속의 콜레스테롤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지방질의 섭취를 줄이고 핏속의 콜레스테롤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일 섭취하는 지방질의 양이 늘어가면서 심장질환이 늘어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당뇨병에서는 섭취한 지방질이 몸 속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핏속에 지방질이 높이 증가되는 지방질 대사이상이 흔히 동반되고 이것이 당뇨병성 합병증의 한 원인이 되므로 모든 당뇨병환 자는 핏속의 지방질이 정상인지 검사할 필요가 있다.

지방질은 크게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으로 나눈다. 포화지방은 분자 중에 수소분자가 꼭 차있다는 뜻이며 보통 온도에서 고체상태이다. 포화지방에 속하는 것은 고기 중에 희게 보이는 기름 버터, 라드 등이며 먹게 되면 핏속에 콜레스테롤을 많이 올린다. 불포화지방이란 분자 중에 하나 또는 몇 개의 수소분자가 모자란 지방이며 보통 액체상태이다. 불포화지방은 식물성기름에 들어가고 먹어도 콜레스테롤을 많이 올리지 않는다.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핏속에서 운반되기 위해서 단백질과 결합하여 지단백의 형태로 존재한다. 핏속에 있는 지단백은 비중에 따라 몇 종류가 존재하며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저비중지단백(엘디엘이라고 한다)과 동맥경화증을 방지하는 고비중지단백(에취디엘이라고 한다)이 있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맥경화증의 위험도를 알기 위해 엘디엘과 에취디엘을 많이 측정하고 있다.

당뇨병에서 특히 동맥경화증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질섭취에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체중이 표준체중보다 많이 나갈 경우 칼로리의 섭취를 제한하여 체중을 줄인다. 체중을 줄이면 혈당이 조절되고 핏속의 지방질도 내려가 심장병의 위험이 줄어든다.
*지방질의 섭취를 줄인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 식사요법의 원칙으로 매일 20%정도의 지방섭취를 권고하고 있으나 만약 핏속에 지방질이 높은 경우에는 지방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포화지방보다는 불포화지방의 섭취를 늘이면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적게 할 수 있다.
*당뇨병에서 핏속에 지방이 올라가 있는 경우 동맥경화증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음을 이해하고 정기적인 지방질 검사를 실시한다.